[일상] 아이의 '하루 이야기' 듣는 법, 소통의 마법
지난 글에서 하원 후 아이에게 묻지 말아야 할 질문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저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이와의 대화를 돌아보며 어떤 질문이 부담을 주었을지, 어떤 방식이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소통으로 이어질지를 고민하게 되었죠.
그렇게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본 결과,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늘 같은 질문을 던지는 저 자신도 답답했고 평소에는 질문을 해야 겨우 짧게 답하거나 모른다고 하던 아이가, 이제는 스스로 먼저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변화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어떤 대화법이 도움이 되었는지 먼저 글을 읽고 오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일상] 하원 후 아이에게 묻지 말아야 할 것들,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법
매일 똑같은 일상 속, 하원하고 만난 반가운 아이에게 '오늘은 어떤 질문과 대화로 아이의 하루를 살펴줄 것인지' 고민인 부모가 많습니다. 하원 한 아이에게 묻지 말아야 할 것들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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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마법: 부모의 변화가 아이를 변화시킨다.
저는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모두 마치고 기분 좋게 아이를 만나러 가는 날도 있지만 일과 함께 퇴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면 아이가 반갑기도 하지만 일에 대한 부담이 표정과 말투에 드러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기관이나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유익하고 즐겁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를 기다리는 시간이 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일의 무게를 가지고 온 부모와의 대화는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 아이를 만나는 순간이 참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하루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문득, 아이에게 던지는 내 첫마디가 어땠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뭐 했어?", "밥은 잘 먹었어?", "오늘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이런 질문들이 아이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오늘 하루는 어땠어?"
"오늘 웃겼던 일 있었어?"
"엄마가 너랑 놀고 싶어서 빨리 왔어!"

이런 말들을 해보니, 아이가 먼저 말을 꺼내는 순간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적절한 질문이 떠오르지 않을 때나 아이가 대화할 기분이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날에는 그냥 아이를 꼭 안아주고 눈 마주쳐 달라고 하고는 대화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한마디 말보다 온기가 더 필요한 날이 있더라고요.
아이와 대화를 해야겠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아이를 먼저 바라보는 것부터가 부모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저희 아이는 하원 길, 저녁 식사 중, 잠자리에서든지 예상할 수없을 때 하루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표현하지 않았지만 흠칫하며 놀랐어요. 늘 아이입에서 듣고 싶었던 하루의 이야기를 아이 스스로 이야기 하는 것이 얼마나 좋던지.
그리고 한 가지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마친 아이가 엄마인 저의 이야기도 물어봐 주었답니다.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 속에서 요즘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아이의 흥미를 잘 기억해두었다가 관련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 내용이 담긴 책을 찾아서 같이 읽는 것 등 아이와의 소통이 더 깊어지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물어볼까?"가 아니라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줄까?"입니다.
부모가 먼저 편안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하루의 무게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아이 앞에서는 조금 더 노력해서 웃어보면 좋겠지요. 아이와의 대화가 어려울 때, 먼저 부모의 말투, 표정, 태도를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 후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면 자연스럽게 소통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부모의 작은 변화가 아이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 아이가 먼저 다가와 “엄마, 있잖아…” 하고 이야기를 시작할지도 모릅니다.